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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현장 카메라]“입학하면 매년 300만 원”…지방대의 절규

2020-10-30 1 Dailymotion

입학하면 아이폰이나 에어팟을 드립니다.<br /><br />지방의 4년제 대학이 내건 광고입니다.<br /><br />지방대에 학생이 없어서 문제라는 얘기는 많았지만, 이렇게 생활비나 현물까지 걸고 학생 유치에 나설 정도입니다.<br /><br />어렵게 학생 유치에 성공해도, 붙잡아두기가 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.<br /><br />김철웅 기자의 현장 카메라가 취재했습니다.<br /><br />[리포트]<br />[김철웅 기자]<br />"대학교 2학기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입니다. 그런데 캠퍼스를 둘러봐도 학생들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. 지방대 위기, 진짜 위기라는 지금부터라는 말이 나옵니다. 현장으로 갑니다.”<br /><br />경주에 있는 이 대학교는 구내식당 2곳 중 한 곳만 운영 중입니다.<br /><br />이용 학생이 크게 줄면서 남은 한 곳도 의무적으로 버티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김철웅 기자]<br />"식당과 편의점이 있던 곳입니다. 지금은 보시다시피 다 문을 닫았습니다. 학생 수가 줄면서 학교 내 편의시설도 빠르게 없어지고 있습니다.”<br /><br />올해 신입생은 모집인원의 1/4만 겨우 채웠습니다.<br /><br />학생들은 학교가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3학년 학생]<br />"많이 줄었어요. 그래서 교수님도 많이 떠나시고. 착잡하죠. 사회 나가서 '너 어디 대학 나왔냐'고 하면 ‘없어진 학교 나왔다’ 조금 그러니까.”<br /><br />교수와 교직원 임금이 10개월간 체불된 상황에서도 학교 측은 내년 신입생들에게 해마다 300만 원씩 장학금을 주겠다고 나섰습니다.<br /><br />[○○대 교수 A씨]<br />"교수들도 여기 있다가 다른 데 제안받으면 가시는 거고. 저희들은 그냥 심플하고요."<br /><br />그나마 있던 학생들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2학년 학생]<br />"학교 요즘 안 되는 것 같다 이런 얘기도 하고, 자퇴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 데로 가야 되나. 고민하고 있죠.”<br /><br />'합격자 손에 쥐어지는 특급선물', '대학 가고 아이폰 받자'<br /><br />고객을 유치하는 업체 광고인가 싶지만 대학 신입생 홍보 포스터입니다.<br /><br />신입생 전원에게 입학금을 면제해주거나 무조건 100만 원씩 주기도 합니다.<br /><br />1등급을 받은 우수 학생에게 총 2억 원 장학금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곳도 등장했습니다.<br /><br />모두 신입생을 모집에 사활을 건 지방 대학들이 내놓은 조건들입니다.<br /><br />위기는 일부 지방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.<br /><br />지역의 대표 명문대로 꼽히는 부산대는 합격 이후 등록을 하지 않은 비율이 75%나 됐습니다.<br /><br />이번 입시는 사상 처음으로 전국 대학에서 뽑는 인원보다 지원할 학생이 더 적습니다.<br /><br />대학 입학정원이 49만 명인데, 고3과 재수생을 다 합쳐도 48만 명입니다.<br /><br />정원 미달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지방대들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.<br /><br />[지방대 1학년]<br />"올해 입학했는데 한 학기 다니고 고민을 해보니까 다시 시험을 보는 게 나은 것 같아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다시 준비하고 있어요. 서울에 살고 싶고 서울에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서울에 많이 있는 것 같아서요.”<br /><br />정부도 지방대가 무너지면 해당 지역이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.<br /><br />'잘하는 것에 집중하자’는 취지로 각 대학-지자체별로 사업을 선정해 올해만 1000억 원 넘게 투입했습니다.<br /><br />“인구감소에 따른 대학 정원 감축은 피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. 지금처럼 백화점식 나열이 아니라 학교별, 지역별 특성에 맞는 학과를 경쟁력 있게 갖추는 게 생존전략일 수 있습니다. 현장카메라 김철웅입니다.”<br /><br />woong@donga.com<br />PD : 김종윤 석혜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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